씀/일기

행복 이발소 건물 3층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3. 25. 19:22
이번주 일요일 친구들 모임, 내 결혼 청첩장을 주기도 할겸, 결혼한지 2년동안 열심히 돈을 모아 조금 넓은 집으로 이사간 친구의 집들이겸인 모처럼 설레는 약속이다. 학원강사하는 친구 덕에 아침 9시 반부터 얼굴 볼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우리가 대학을 졸업하고 이렇게 9시부터 얼굴 본적이 있었던가 싶다. 양주에서 부터 제시간에 도착하려면 7시 반에는 출발해야 하는 부담감이 없진 않지만, 모처럼 즐겁다.

친구들과 함께쓰는 웹페이지에 집들이 하는 친구가 상세한 길안내를 올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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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집 찾아오는 법;

6호선 새절역 하차-> 신사동 방면 출구(3,4번 출구던가?) -> 출구나오면 아마도 버스정류장이 있을 듯(버스는 이용을 안해봐서 모름 ㅡㅡ;;) -> 7017 버스 탑승 -> 상신중학교 (새절역에서  세 or 네 정거장) 앞 하차 -> 위로 조금만 걸어오면 '행복이발소' 건물 301호





  얼마나 이쁜가. '행복이발소 건물 3층'이라니! 남들 다 살기 좋다는 아파트가 나는 다닥다닥 똑같은 네모난 모두 모여 특색도 없이 동,호수만 다른 집 주소도 사실 답답하기만 했다. 내가 아마도 태어나면서부터 시골에서 이웃집과도 꽤나 떨어진 주택에 살아와서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곧 들어가 살게될 나의 신혼집도 그런 무색의 작은 아파트 한 호수다. 그런데 이 친구의 집 주소 설명을 듣고 얼마나 반갑고 이쁘던지! 누군가에게 집을 설명할때 이렇게 이쁜 말로 소개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퉁이 돌아 목련나무 있는 집'이라든지,  '파란 대문 집'이라든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지 2년만에 아버지도 실종되시고, 마음에 슬픔을 간직한 채 어렵사리 결혼생활한 친구의 새 집 주소이기에, 더 마음이 짠하게 느껴진건지도 모른다. 이 친구는 지금 이집에서 행복하겠지? 일요일 행복이발소 건물 3층으로 놀러갈 나는 마음에서 즐거움이 퐁퐁 샘 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