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주고 사람을 부리는 일은 생각보다 맘이 편하진 않다.
작년 9월 복직하고 일주일에 한번 청소해주시는 분을 쓰게 됐고, 난 욕실청소, 대청소로부터 해방됐다.
육아와 일 그리고 가사일까지 다 할 수 있을까 하는 버거움에서 다소 벗어나게 해줬고, 사람 쓰는 일이 참 편리하고 좋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지금 재윤이를 낳고, 산후 도우미를 두고 몸조리를 하고 있다. 9시부터 6시까지 밥, 빨래, 청소에서 벗어나 몸을 쉬이니 몸은 참 편한데, 누군가가 내 집에서 나 대신 청소하고 밥을 하고 빨래를 한다는 게 마음은 편치 않다.
내 돈주고 내가 사람 쓰는데 왜 그녀가 내 집안일을 해주는 게 이렇게 맘이 불편한지 모르겠다.
일 다닐 때처럼 내가 보지 않을때 청소 싹해주고 가고, 집에와서 깨끗해진 집을 마주했을때의 편리함과는 좀 다르다.
불편함의 원인은 어디있을까?
내 일은 누군가가 대신하고 있다는 이유?
나는 놀고 그 옆에서 누군가는 쉼없이 일하고 있다는 이유?
그 누군가의 노동의 댓가를 난 지불하고 있다라고 내 맘을 정당화시켜도 불편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그럼에도 난 지금 그 누군가가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한다.
농담처럼 어젯밤, 일하시는 분이 투명인간이 되서 일해주셨음 좋겠다는 말을 했는데,
몸도 편하고 싶고 마음도 편하고 싶고.
사람 쓰는 게 참 쉽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