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2. 10:59
서윤이가 태어난지 26일째 되는 날이다.

요즘 대변을 하루 걸러 싸면서 양이 많더니
어제는 목욕하고 한번 싸고, 새벽에 자면서 젖 먹으면서 한번 쌌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게 우리 서윤이 임무인지라
똥 싸는 모습도 참 이쁘다.

어젠, 조리원에 같이 있던 산모에게 연락이 왔다.
초보 엄마라 얼굴에 뭐 하나 나는 거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아직은 많이 어렵기도 하다는 얘기들을 주고 받았다.
힘들다는 그 산모의 말에
내가 '그래도 너무 이뻐서 하늘에 별도 따다 줄 수 있을거 같아요.'
라고 했더니, 곧장 그 말에 수긍하더라.
친구 말이 아이 없이 살기로 부부가 계획 세웠다가
아이가 생겨 고민하다 낳아 키우고 있는데
그런 친구도, 이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잘한 일이 아이 낳은 거라고 말한다.
우리 서윤이도 엄마와 아빠에게 기쁨이자, 행복이자, 보람인 그런 아이일테지.
엄마는 서윤이 덕분에 가슴벅차게 행복하다.
엄마가 가끔 힘들다 얘기해도 그건 그저 가벼운 투정일 뿐이라는 거 우리 서윤이도 알거라 믿는다.

좀전에 서윤이가 오전 잠을 자다가 보채서 안고 토닥인 후 눕혔더니,
눈을 떴다 감았다해서 가슴을 토닥여 주며 재웠다.
근데 그 사이 배냇짓으로 비죽비죽 웃는다.
근데, 그러다 아주 잠깐 소리내며 웃는다.
소리 내는 웃음은 처음이라 신기했다. 너무 이쁘다. 아빠가 같이 못봐 많이 아쉽다.

태어나고 이제 3주가 넘었다.
3주째부터는 딸꾹질이 많이 줄었다. 하루 두세번도 하던 딸국질을 이젠 안하고 넘어가기도 한다.
딸꾹질을 해도 쉬이 그친다.

방귀소리는 제법 더 커졌다. 엄마한테 웃으며 쪼그만게 방귀 소리가 커! 그랬더니,
엉덩이 살 붙는 소리란다. 아기가 딸국질 하면 옛 어른들이 창자가 발달하느라 그렇다고 얘기했었단다.
신생아가 딸국질 하는 이유가 아직 횡경막이 발달하지 않아서라는데,
옛 어른들이 알고 하셨던 소린지 모르겠지만 잘 맞아 떨어진다. 그래서 선조의 지혜인가 보다.
얼른 엉둥이에 살이 더 붙어서 서윤이 방귀소리가 더더더 커졌으면 좋겠다.

어젯 저녁에 시아버지한테서 전화가 왔다. 며느리 목소리 듣고 싶어서라고 하셨지만, 아무래도 서윤이가 궁금하셨겠지.
전화를 자주 안드렸던거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아버지랑 통화하는데 서윤이가 젖달라고 응~애 하며 울었다.
아버지한테 '아버지 서윤이 우는 소리예요' 말씀드렸더니, 껄껄 웃으시며 좋아하신다.
아, 얼마나 보고 싶으실까? 왠지 멀리 사는 게 죄송하다.

이달 말에 올라오시면 며칠 더 계시다 가시라 그래야겠다.
자식을 낳고 보니, 부모님에 대한 생각이 더 짠해진다.
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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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