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2. 14:08
비가 내린다. 밖에 나가지 않아 얼마나 오는지 모르겠지만, 창밖 너머로 바라본 비는 소리없이 그저 땅만 촉촉히 적시는 정도다. 원래 비를 좋아한다. 비가 내리면 올라오는 흙냄새. 약간 비릿한 그 비냄새를 유난히 좋아했다. 빗소리를 들으며 차 한잔 마시는 것도 무척 좋아한다. 바로 밖으로 나가면 촉촉한 봄공기가 피부로 스며들 것만 같다. 
아이를 낳고 몸조리 하는 동안 어느새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는가보다.  

잠투정하는 서윤이를 안고 달래며 창밖을 보니, 빨간 가방을 매고 빨간 신발주머니를 든 아이가 우산을 쓰고 지나간다. 아, 3월 2일!개학날이구나. 평소같았으면 나도 새학기 첫날 정장을 차려입고, 새로운 아이들과 첫대면을 하고, 첫수업은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하고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그리고 분주하게, 정신없이 보내고 있을 그런 개학날이다. 이렇게 서윤이를 안고 3월 2일을 보내니 나의 지난 9년이 새삼스럽다. 9년동안 한결같았던 3월 2일이었는데, 2012년의 오늘은 서윤이와 함께하는 개학일이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언젠간 서윤이가 초등학교 입학식하는 3월 2일도 맞이하겠구나.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