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2. 14:42

서윤이 태어난지 86일째

1. 금요일 친정나들이를 했다. 출발 전에 젖을 좀 먹이고 출발하려고 했는데 끝내 빨지 않아 5시에 먹은 후에 빈속으로 7시에 출발. 친정에 9시 좀 안되서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신랑과 나는 엄마가 차려준 밥을 먹기 시작했는데 서윤이가 이내 깼다. 찡얼거리길래 젖을 먹이려고 하자, 엄마가 당신께서 좀 달랠테니 얼른 밥먹으라고 해서 엄마께 맡기고 밥을 한술 뜨는데 서윤이가 이내 서럽게 혹은 어디 아픈 것처럼  혹은 악에 바친것 처럼 30분을 울었다. 안고 달래고, 흔들어줘도, 노래를 불러줘도 토닥여도 진정이 안되, 많이 당황했다. 서윤이 태어나고 이렇게 운게 처음이었다. 80일 쯤 되면서 우는 소리가 커지고 잠투정을 할때 크게 울긴 했지만 기껏해야 5분 10분 이었다. 당황한 친정엄마가 기응환을 사오라고 했고, 신랑이 기응환을 사러 간 사이 서윤이는 진정됐고, 젖을 먹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밤에 잘 자서 다행이다 생각했다. 열이 나거나 아픈 건 아닌 거 같아 다행이긴 했지만, 평소 울음끝이 짧은 서윤이어서 더 많이 놀랐다. 

그리고 일요일, 오전 낮잠 2시간 정도 자고 1시쯤 깬 서윤이가 오후 내내 낮잠을 안잤다. 졸려하는 거 같긴 한데 3시에 재웠더니 한 30분 자고 일어나 놀더라. 그 30분도 푹 못자고 깨다 자다 했다. 그리고 5시에 차 타고 잠시 친구 만나러 의정부에 나갔는데 식당에서 좀 깨워 젖을 먹일까 했으나 만져도 깨지 않아 8시에 그냥 태우고 집으로 왔다. 9시에 도착해 계속 자는 서윤일 깨워 젖을 먹이고 다시 재웠다. 그리고 오늘 아침 5시 반까지 잘 자고 일어났다.

아무래도 서윤이가 낯선 곳에서는 보이는 것도 많고 들리는 것도 많아 많이 예민해지는 거 같다. 보고 노느라 잘 안자더니 오늘은 낮잠도 이쁘게 잘 잔다. 오늘은 피곤했는지 잠투정도 거의 하지 않고 모빌보다 혼자 누워 스르륵 눈을 감는다. 

이제 6일만 지나면 세 달이 되는 서윤이 많이 컸음을 실감한다. 울음소리도 커지고 요구하는 것도 많아졌다. 그래도 서윤아, 너무 그렇게 서럽게 울진 말아다오. 

2. 육아....?

서윤이가 서럽게 운 날. 엄마는 기응환을 사오라 하셨다. 아이 놀란 것 같다고, 진정시키라고. 그러나 난 소아과 의사가 쓴 육아서에 함부로 기응환 먹이는 거 아니라 했다고 버텼고, 서윤이 울음이 길어질 수록 친정엄마는 못마땅한 기색을 감추지 않으셨다. 결국 신랑에게 기응환을 사오라고 했지만, 사오라고 한 속마음은 친정엄마 맘 상하지 않게 하려는 의도가 컸다. 물론 서윤이가 길게 울어 나도 불안해진 것도 없진 않지만! 그러면서 육아에 대해 신구의 견해 차이로 인해 갈등이 생기는구나. 싶었다. 엄마는 젊은 것들은 쓸데없이 인터넷, 책만 보고 그런다고 못마땅해 하시면서 수십년동안 써온 방법을 불신하는 것에 대해 어리석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고, 나는 나대로 옛방식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나 약류를 먹이는 것에 있어서는 함부로 먹이고 싶지 않았다. 이번 일을 겪으며 앞으로 서윤이 키우는 동안, 이런 의견 대립이 종종 있겠구나 싶은 맘이 드는데 사실, 아직도 정답은 모르겠다. 육아는 어렵고, 어른의 말씀을 듣고 싶기도 하고, 내 기준대로 내 아이를 돌보고 싶은 마음도 공존해 기준 잡기가 더 어렵다. 엄마가 기준이 정해져있지 않으면 힘든데 말이지;;;

3. 산책.

토요일, 일요일. 서윤이를 유모차에 태워 신랑과 함께 동네를 돌았다. 어렸을때부터 살아온 내 고향. 그러나 많이 변한. 그래도 여전히 시골길. 아직 서윤인 산책이 뭔지도 모르겠지. 그저 유모차에 타기만 하면 잠이 드니 내가 뭘하고 온지도 모를것같다. 결국 산책은  집에 있는 시간이 전부인 엄마의 욕심이다. 그래도 아이와 남편과 함께 한 30분 동네를 도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더라. 그리고 외할머니집이 이런 시골인 게 서윤이에겐 복이다 싶다. 나중엔 서윤이 손 잡고 함께 산책하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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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